대종경(大宗經)

제12 실시품(實示品)

13장

13장

대종사 영산에 계실 때에, 하루는 그 면의 경관 한 사람이 이웃 마을에 와서 사람을 보내어 대종사의 오시기를 요구하는데 대종사 곧 그에 응하려 하시는지라, 좌우 제자들이 그 경관의 무례함에 분개하여, 가심을 만류하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내가 가서 그 사람을 보는 것이 무엇이 불가하다는 말인가.] 한 제자 사뢰기를 [아무리 도덕의 가치를 몰라주는 세상이기로 그와 같은 일개 말단 경관이 수백 대중을 거느리시는 선생님에게 제 어찌 사의(私意)로써 감히 오라 가라 하오리까. 만일 그대로 순응하신다면 법위의 존엄을 손상할뿐 아니라 교중에 적지 않은 치욕이 될까 하나이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대의 말이 그럴 듯하나 이에 대하여는 조금도 염려하지 말라. 내 이미 생각한 바가 있노라.] 하시고, 바로 그 곳에 가시어 그를 면회하고 돌아 오시사,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가서 그를 만나매 그가 도리어 황공한 태도로 반가이 영접하였으며 더할 수 없이 만족한 표정으로 돌아갔으니, 그가 우리를 압제하려는 마음이 많이 줄어졌으리라. 그러나, 내가 만일 가지 아니하였다면 그가 우리를 압제하려는 마음이 더할 것이요, 그러하면 그 결과가 어찌 되겠는가. 지금 저들은 어떠한 트집으로라도 조선 사람의 단체는 다 탄압하려 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마땅한 길이 되나니라. 대저, 남의 대접을 구하는 법은 어느 방면으로든지 먼저 그만한 대접이 돌아올 실적을 세상에 나타내는 것이니, 그러한다면 그 실적의 정도에 따라 모든 사람이 다 예를 갖추게 되리라. 그러나, 불보살의 심경은 위를 얻은 뒤에도 위라는 생각이 마음 가운데 머물러 있지 아니 하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