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종사법문집 제2집(大山宗師法門集 第2輯)

제12부 법문수편(數片)

물의 열 가지 상주법설(常住說法)-원광17호

물의 열 가지 상주법설(常住說法)-원광17호

이제부터 물이 늘 상주설법(常住說法)하고 있는 수왕보살(水王菩薩)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이 세계는 모두가 살아있는 크나큰 경전(經典)입니다. 그러므로 대종사께서 이 세계는 교무부(敎務部)라고 우리에게 가르쳐주셨고 서철(西哲)의 말씀에도 이 세계는 대학이란 말씀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지묵으로 된 것만이 경전이 아니요 참 경전은 지묵 밖에 있는 것을 발견해야 되겠는데 부처님이나 성현은 바로 그 경전을 보아가지고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물이 열 가지로 상주설법하고 있는 산경전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그러면 무엇이 열 가지 상주 설법인고 하면,
첫째, 『무상보시(無相布施)』니 물은 언제나 무상법문인 『금강경』을 설하고 있습니다. 우리 보통사람은 몇차례만 보시하고 상대편에서 몰라준다거나 또는 답례가 없을 때에는 상(相)과 원망이 나오는데 물은 백번이고 천번이고 마음대로 이용하지만 공치사가 없이 만물의 대시주(大施主)가 되고 있습니다.
둘째, 『지유지강(至柔至剛)』이니 이 세상에 형상 있는 물건으로서 물같이 부드러운 것이 없지만 강하기로 말하면 물같이 강한 것이 없습니다. 그와 같이 지극한 부드러움은 지극한 강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천하에 제일 부드러운 마음을 쓰셨으므로 천하에 제일가는 강자가 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유능강(柔能剛)의 도를 배워야 할것입니다.
셋째,『공성신퇴(功成身退)』니 물은 모든 일을 이루어 주고는 소리없이 물러갑니다. 이는 바로 도인의 밀행(密行)과 같습니다. 대양보(大讓步)는 대진보(大進步)가 되는 것입니다.
넷째, 『평등원만(平等圓滿)』이니 이 세상에 물같이 평등한 것이 없고 물같이 원만한 것이 없어서 호오(好惡)와 미추(美醜)를 가리지 않고 사람이 오나 우마(牛馬)가 오나 독사가 오나 다 평등 원만히 접하여 주고 있습니다.
다섯째,『지성무식(至誠無息)』이니 한때도 쉬는 바가 없이 흐르고 흘러서 장강과 대해를 이루고 있으니 정성은 바로 천지의 도요, 만사 성공의 어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여섯째, 『무불화합(無不和合)』이니 단것이 오면 단것으로 쓴것이 오면 쓴것으로 검은 것이 오면 검은것으로 푸른것이 오면 푸른것으로 이와 같이 대화합(大和合)의 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곱째, 『조화무궁(造化無窮)』이니 원래는 물 하나이지만 그가 변하여 비, 눈, 서리, 어름, 안개, 이슬 등 천변만화(千變萬化)의 무궁한 조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여덟째,『살활자재(殺活自在)』이니 능히 천생만물(天生萬物)과 천인만인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어 능살능생(能殺能生)의 대권을 쥐고 있는 것입니다.
아홉째, 『동정상선(動靜常禪)』이니 아무리 급한 곳을 내려가도 본체는 여여부동하고 아무리 정하여 있으되 그 수심(水深)은 생생약동하여 고요한 가운데 동하고 동한 가운데 고요하여 항상 선(禪)을 하고 있습니다.
열째, 『순일무잡(純一無雜)』이니 천만년을 지내더라도 담담하여 변함이 없고 순일해서 섞임이 없이 진성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은 이상의 열 가지 큰 덕을 갖추고 있으나 벌레만못한 점이 있으니 그는 고정불변의 무정물(無情物)이기 때문에 각(覺)을 이룰 수 없고 각을 이루지 못하므로 불(佛)은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벌레나 사람은 영식(靈識)이 있기 때문에 불지(佛地)에 이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모든 산경전을 스승 삼아 우리의 좁고 작은 마음을 넓히고 키워서 시방에 위(上)없는 마음을 기를 지며 어둡고 탁한 마음을 밝혀서 삼세의 밝은 등불이 될지며 더럽고 악한 마음을 맑혀서 만중생의 거울이 되어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최존 최귀의 인격을 이루기에 노력합시다.
- 원기 41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