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종사법문집 제2집(大山宗師法門集 第2輯)

제8부 열반법문

공타원(空陀圓) 조전권 원정사(曺專權圓正師) 영전에

공타원(空陀圓) 조전권 원정사(曺專權圓正師) 영전에

1.발 인 법 문
불불(佛佛)이 계세(繼世)하고 성성(聖聖)이 상천하면서 회상을 여실 때에는 그 제자를 만나야 그 뜻을 펴실 수 있는 법 입니다. 공타원 원정사는 대종사님께서 새 회상을 펴실 때에 숙겁의 깊은 인연으로 제자되어 오셨습니다.
더우기 정녀(貞女)로는 제일 먼저 오셨고, 여자 전무 출신으로도 제일 먼저 오셨으며 여자 교무로는 제2호로 나가시어 여자 회상의 문을 여셨습니다.
이와같이 공타원 원정사는 새 회상 초창기에 오시어 대신성(大信誠)과 대공심(大空心)과 대서원(大誓願)으로 일관하셨을 뿐 아니라 법기(法器)로도 국(局)이 트인 분이시오, 남여상(男女相)이 떨어진 분이시며 시방일가 사생일신(十方一家四生一身)의 법의 표준을 보여 주신 분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어느 기관, 어느 처소, 어느 일에나 국집과 고집이 없어 시방을 내 살림 삼으셨고 남녀상을 초월하여 사생을 한 권속(眷屬)으로 아시고 만중생을 구제하시기에 바쁘셨습니다. 또한 이 회상을 위해서는 천신만고 함지사지를 당하여도 여한과 여념이 없이 오직 대종사님의 큰 뜻을 받드신 성스러운 생애였습니다.
그러므로 공타원 원정사는 대종사님과 이 회상에 큰 효성을 다하신 보은자로서 우리 교단의 동량적(棟梁的) 주인이 되시었습니다. 이에 다음 한 게(偈)로써 공타원 원정사의 영로(靈路)를 위로(慰勞)하고저 하는 바입니다.
공혜(空兮)여 공혜여
터엉 비고 다북 찻음이여,
거친 풍랑 반세기에
물욕상(物慾相)도 꺾어 버리고
남녀상도 꺽어 버리고
명예상도 꺽어 버리고
시방을 내 살림 삼았도다.
공혜여 공혜여
터엉 비고 다북 찼음이여
새 천지 열린 새 회상에
정녀로 제일 먼저
여자 교무는 제 二호로
새 역사의 장을 이루었도다.
공혜여 공혜여
터엉 비고 다북 찼음이여
하늘 땅 그 사람 되시기 서원해서
세세생생 이 회상 주인되시어
도명 덕화(道明德化)하시고
만중생 건지시는 운전사가 되소서.
-원기61년 5월27일-

2.상주선원(常住禪院)에 안치된 빈소에서
공타원 원정사님은 남녀를 통하여 대종사님과 선종법사(先宗法師)께 제일 가는 효성을 다한 분이다. 또 큰 일과 작은 일을 다같이 잘 하신 분이다(바느질이나 반찬, 진리). 서울 창신동 공양주(供養主)로 있을 때 밥을 하다가도 대종사님께서 법문하시면 마루에 걸터앉아서 법문 받들고 기록하고 연마해서 그 법문을 지금까지 전하셨으니 이것이 바로 내소사(內素寺) 공양주와 같은 점이다. 내소사 공양주가 여래(如來)였다.
공타원님이 어릴 때는 별 양반 아니었으나 죽자하고 하였으므로 지금 성인이 되셨고, 오빠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되어 버렸다. 아버지가 선방(禪房)에 와서 몇달 공부하면서 취지규약서(趣旨規約書)를 보고는 공타원을 불러「너 그것 볼 필요 없다.」고 하시므로 그 말씀을 대종사님께 사뢰니「네가 앞으로 더 나을 것이다.」하시었는데, 그 후 공타원님과 아버지이신 조송광 선생 사이는 사제지간 같은 차이가 생기고 말았다. 공부(工夫)라는 것은 그 때 들은 말, 본 글, 그 책이라고 하여 아니하면 결국 조송광 선생되고 말 것이며 그 때 들은 말, 본 글이지만 또 하고 또 하고 죽기로 하면 공타원 법사가 된다,
그래서 내가 그 표준으로 하나 더 말해 주겠다. 불가에서는 부처님과 같이 대등한 분을 보살이라 하는데 보살은 다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출가위(出家位) 자리를 말한 것이다. 그것은 자각각타(自覺覺他)이다. 내가 깨서 남에게 전해 주는 것이다. 유교에서는 출가위자리를 이순(耳順)이라고 한다. 모든 것을 들을 때에 순(順)해 져서 심화(心和), 기화(氣和)한 자리다. 마음도 화하고 기운도 화한 자리다. 심화, 기화가 되어가지고 천인 만인 전생물(全生物)까지도 대하면 화하는 그 자리가 출가위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옛 성현들이 악장제거무비초(惡將除去無非草)요, 호취간래총시화(好取看來總是花)라 악을 장차 제거함에 풀 아님이 없다 함은 항마자리다. 항마(降魔)자리는 다 꺾어 버리므로 풀로 보여서 여래도 꺾어 버리고는 한다.
호취간래총시화라 좋게 보니까 다 꽃이더라. 그것이 출가위 자리다, 그것이 심화, 기화다, 그리고 우리 종사님께서는 출가위라고 하셨다. 출가위라는 것은 아집(我執)과 법집(法執)과 소국집(小局執)과 능집(能執)을 때려 부셔야 한다. 평생에 항마에서 일생을 튀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다. 아집, 법집, 소국집, 능집에 대한 국(局) 하나씩 갖고 있다. 세세생생 그것 가지면 항마는 되어도 출가는 못된다. 그러므로 아집, 법집, 소국집, 능집 이것을 부셔야 한다. 그래서 집(執)을 떠난다는 것이나 사람사는 집(家)을 떠난다는 것이나 같은 것이다. 그러니 이것 튀어 버려야 영겁(永劫)의 출가위가 된다. 그러면 여래위(如來位)는 무엇이냐, 출가위가 늙은 것이 여래다. 출가위하고 여래위 사이가 먼 것이냐면 멀지 않다. 이 어른이 그 자리를 잡았는데 아직은 어리므로 힘을 못탓다. 이 어른이 만인의 표준을 잡았으니 불가의 보살이다. 누구든지 보살이라 하면 의심할 사람 있겠는가? 이 출가위도 천층 만층이니 동타원(東陀圓)! 앞으로 여자 가운데에도 출가위가 많이 나와야겠다. 종사님때 공부한 분들이 못하면 안되니까 어쩌든지 죽기로 노력하시오. 죽기로 노력해야 되지 그냥 되는 것 아니오. 그러므로 예전에 부설거사 같은 어른도 부부가 같이 살면서 우오추간(又五秋間)에 죽기로써 참아가지고 병쇄수현(甁碎氷縣) 안했오. 항마에서 출가위될 때에도 죽어야 되고 출가위에서 여래위될 때도 죽어야 되지 살아 가지고는 안된다. 또 법마상전에서 항마위되는 것도 죽기로 해야 되지 죽기로 안하면 안된다. 그러니 죽기로 해서 죽자 살자 한번 해야 된다. 그런데 이 양반은 죽기로 산 분이 분명하다고 다 인증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살려고 애쓰지 말고 죽기로 하면 산다 떠들석하니 살려고 하면 죽고 만다. 이 어른은 우리의 시범이 된 어른이니까 기꺼이 보내 드리고 우리가 그 뒤를 받들어 드려야 된다.
공타원에 대하여 가족들이나 친지들께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의 지난 일을 추모해서 인증하자.
오빠=소시부터 성격이 원만했습니다. 모난 말과, 행동이 없었습니다. 그 마음이 일관했습니다.
언니=동네와 근동에서 효녀로 이름 났습니다. 또 언니나 동생들 잘못은 자기가 맡아 혼나기 일쑤였습니다. 그리고 집안 일을 다 살피고 항상 웃음을 피웠습니다.
친지=좋다 보살로 통칭될 정도로 만사 좋게만 돌린 분입니다.
종법사님=그 마음이 일관해 공타원님이 되었고, 집에 있을 때에는 언니나 오빠들이 더 똑똑했지, 일본 유학까지 하고 하였으니, 그러나 공타원님은 이 회상에 들어와 죽기로써 하여 성인이 되셨다.
오빠! 앞으로 있는 힘을 다해서 하시오.
-원기61년 5월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