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종사법문집 제2집(大山宗師法門集 第2輯)

제7부 교역자 결제 해제 법문

공부하는 사업인과 일하는 공부인

공부하는 사업인과 일하는 공부인

근년에는 일찌기 보지 못했던 큰 재난(災難=풍수해, 한발, 병마 등)으로 인하여 기관과 일선교화(一線敎化)에 애로가 없지 않았음에도 합심합력(合心合力)하여 이번 선(禪)을 큰 지장없이 단란한 가운데 원만히 마치게 된 것은 대종사님과 역대 성령(歷代聖靈)의 가호하심으로 알고 마음 깊이 감사 드리는 바입니다. 아울러 교단의 역사가 깊어지고 회상이 날로 커감에 따라 각자의 수행이나 교단운영(敎團運營)이나 대중생활에 있어서 혹 편협하고 단촉한 소견으로 대종사님의 성지(聖志)에 만에일이라도 누됨이 없도록 하기위하여 다음 몇가지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첫째, 우리는 대종사님께서 원하신 대로 원만한 인격을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근래에 교리의 해석과 공부길을 잡아가는 데 있어서 부분적으로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의견 차이가 없지 않은 듯 한데 이것은 우리 모든 동지가 과거에 동서 각지의 여러 회상을 드나들면서 익혀온 공부길과 사업하는 방법이 달랐기 때문에 이에 따라 각자의 습성(習性)과 근기(根機) 또한 천만가지로 달라서 스스로의 근기와 소질에 맞는 방향으로 교리를 해석할 수도 있고 수행길을 주장하기도 하여 자칫하면 제 나름의 고집이 생겨서 고치기 어려운 마음병이 되는 수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또는 공부인이 조급한 생각에서 일시적 독공으로 속성(速成)을 꾀하는 수도 있고 일방적 편수(偏修)로써 성급히 대성(大成)을 바라는 수도 있으나 이것 또한 큰 착각인 것입니다. 일시적 독공으로 속성을 바라는 것은 대도를 이루는 바른 길이 아니오, 도리어 몸에 큰 병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퇴굴심이 나서 영생사(永生事)를 그르치기 쉬운 것이며 또한 일방적 편수가 혹 처음은 빠른 것 같으나 평생을 두고 계속 수행하면 빠르기는커녕 필경 기형아와 같은 조각도인이 될 뿐 아니라 자칫하면 사도(邪道)에 떨어지게 되어 원만한 신앙으로 이사병행(理事竝行)하고 삼학병진(三學竝進)하는 수도인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도(大道)는 평범(平凡)한 가운데 선후본말(先後本末)을 알아서 순서(順序)있는 공부로 평상심(平常心)을 길러가는데 있는 것이니 우리는 매양 급하지 않고 끊임이 없는 올바른 적공을 계속하되 오직 교전(敎典)에 밝혀 주신 원만한 신앙과 원만한 수행길에 맞추어 과거의 묵은 습성을 뿌리 뽑아야 할 것이오, 스승님의 본의에 늘 반조하여 오해와 탈선되는 점이 없도록 시시각각으로 자신을 깨우쳐서 가는 곳마다 알찬 공부풍토를 만들어 다같이 대종사님께서 원하시는 원만한 인격을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둘째, 우리는 대종사님께서 원하신 대로 교단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대범 모든 단체(團體)의 생명(生命)은 규율(規律)에 있고 질서 있는 규율은 그 단체 운영의 모든 법규를 잘 준수(遵守)하는 데 있는 것이니 대종사님께서 교단 운영의 기본법으로 헌규와 십인조단법(十人組團法)을 제정하여 교도로 하여금 상시로 훈련하도록 하신 소이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교단을 위한 언행(言行)이라 할지라도 헌규에 의한 철저한 훈련없이 제나름의 소견대로 주장하고 고집을 세우거나 걱정 아니 할 자리에 걱정하는 데서 도리어 교단 운영에 본의 아닌 장애를 주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전 세계 일체 생령을 구원할 책임이 우리 교단에 있고 이 교단의 생명은 오직 규율에 있음을 깊이 각성하여 교헌(敎憲)의 기본(基本) 정신(情神)을 정확히 알고 충실히 받들어 모든 교규(校規)를 준수함으로써 스스로 교단 운영의 생명이 되어 언제나 온당(穩當)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두루 교환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교단을 교헌의 정한 바에 따라 공의(公議)로써 운영하는 정신을 크게 살려갈지언정 부질 없는 걱정으로 대의(大義)를 놓거나 교단발전에 근심되는 일이 없도록 다같이 명심할 것이오, 앞으로 십인단법(十人團法)을 더욱 활발히 운영하여 질서 정연한 교단 기풍(氣風)을 세워 나가는데 더 한층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셋째, 우리는 대종사님께서 원하신 대로 동지간(同志間)에 마음을 연(連)하고 기운을 합하여 일단의 힘을 이루어야 하겠습니다. 동서남북에서 한 도문(道門)에 입참(入參)하여 같은 서원으로 고락을 같이 하는 동지이지마는 그 수가 많아짐에 따라 동지의 소중한 마음이 적어지는 수도 있고, 또는 선후(先後)의 세대(世帶)가 다르고 특성(特性)과 근기(根機)가 같지 아니하여 모든 일에 지견과 의견 또한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때로 시비를 말하게 되고 자칫하면 잠시라도 정의가 성글어지는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많은 동지가 어울려 사는 만큼 비록 지견(知見)과 의견(意見)은 서로 다를지라도 누구나 교단과 법을 위하는 마음은 서로 다름이 없으며 맡은 바 책임은 각각 다르지마는 그 목적(目的)과 공덕(功德)은 다 같은 것이니 동지간에 혹 어떠한 실수가 있을 때에는 그 일은 바룰지언정 그 사람은 결코 미워하지 말 것이오, 그 마음은 고쳐 주기로 할지언정 그 사람까지 버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알뜰한 후진(後進)은 선진(先進)의 부족한 점을 늘 보충하는 데 힘쓸 뿐 아니라 부족한 선진일수록 더욱 잘 받들 줄 아는 것이오, 법 있는 선진은 오직 나보다 나은 후진의 배출을 염원(念願)하고 기뻐할 뿐 아니라 한 사람도 낙오(落伍)하는 분이 없도록 늘 챙기고 감싸 주며 북돋아 키워 줄 줄 아는 것이오, 참다운 동지는 그 마음에 상대심(相對心)과 승부심(勝負心)이 없이 오직 다같이 성공하기를 염원할 뿐 아니라 한 동지의 잘한 점을 내가 잘한 것보다 더 기뻐하고 한 동지의 잘못을 나의 잘못같이 여길 줄 아는 것입니다. 우리는 제생의세의 대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마음은 한 사문(師門)에 드리고 몸은 전 세계에 바쳐 같은 집에서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밥을 먹으며 같은 법으로 고락을 같이하며 영생을 같이할 숙겁의 동업동지(同業同志)이니 우리 법동지의 한분 한분은 누구나 소중하지 않는 분이 없음을 마음 깊이 느껴서 선진은 후진을 친 아우와 자녀같이 사랑하고 아끼며 후진은 선진을 친 부모와 형님같이 존경하고 받듦으로써 항상 동지애(同志愛)가 넘치는 활발하고 단란한 교단 풍토를 조성하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도문에 입참하여 깊은 수행이 없어도 안될 것이오, 편수하는 것도 안될 것이며 교단 생활을 하면서 교단의 규율을 어기는 것도 안될 것이오, 헌규를 준수하여 고집불통이 되어도 안될 것이며 동지들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면서도 서로 우애하지 못하는 것도 안될 것이오, 동고동락한다 하여 친(親) 불친(不親)에 끌려서도 안될 것입니다. 우리가 각각 임지(任地)를 달라 몸은 서로 떨어져 있지마는 마음은 매양 이 법회의 한 자리에서 만나고, 하는 일은 각각 다르지마는 뜻은 언제나 제생의세의 일념에 있을 것인 바,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이상에 밝힌 몇가지를 마음에 새겨 오직 공부하는 사업인, 일하는 공부인으로써, 일심동진(一心同進)하기를 간절히 심축하고 거듭 부탁하는 바입니다.
-원기 5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