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종사법문집 제2집(大山宗師法門集 第2輯)

제5부 대각개교절 경축사

심사(深思) 여유(餘裕) 음덕(陰德)

심사(深思) 여유(餘裕) 음덕(陰德)

오늘 개교 52주년의 경축기념일을 맞이하여 지난날을 돌아볼 때에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일들이 많은 중에도 총부를 비롯하여 각 지부 기관에서 재가 출가의 모든 동지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한데 뭉쳐서 반백년(半百年) 보은(報恩) 성업(聖業)을 수행하기 위하여 온갖 정성을 다하고 있음을 마음깊이 치하하는 바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 가는 데에는 잠시동안 관련되는 몇몇 인연으로 몇 가지의 일만을 치뤄 가는 것으로서 삶의 전부가 끝나는 것이 아니요, 실은 시방세계에 거미줄같이 얽혀 있는 수많은 인연들과 어울리어 한없는 세상을 거래하면서 서로서로 의지하고 관계하는 중에 일체 모든 일을 지어 나가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철칙인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참으로 잘 사는 사람은 영생의 거래를 탄탄 대로로 활보하는 것이니 우리는 시방세계에 빈틈없이 얽혀졌고 또 장차 맺어질 모든 인연들과 길이 상생(相生) 상극(相克)의 업연(業緣)을 초월하여 좋은 인연들로 모든 일을 원만하게 대응하며 인생으로서 영생의 큰 일을 이루기 위해 갖추어야 할 다음 세 가지의 도를 밝혀 오늘을 기념하고 앞날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첫째, 심사(深思)니, 곧 깊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선악간 모든 행동은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 한 생각이 선하면 그 행동 또한 선해져서 한없는 복덕이 쌓이고 그 한 생각이 악하면 그 행동 또한 악해져서 한없는 죄벌이 쌓이는 것이며, 또한 그 한 생각이 밝으면 그 행동 또한 밝아져서 영생을 향한 밝은 등불이 꺼지지 않을 것이요, 그 한 생각이 밝지 못하면 영생의 전정이 암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행동으로 나타내기에 앞서 반드시 그 생각을 깊고 넓고 밝게 함으로써 먼 뒷날까지 헤아릴 수 있어야 영생의 대업에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만일 그 생각이 단촉(短促)하고 옅으면 하는 행동 또한 옅어서 원대(遠大)한 일에 그르침을 면하지 못할 것인 바 우리는 항상 심사로서 원려(遠慮)를 불러 일으켜 만반의 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여유(餘裕)니, 곧 넉넉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일 가운데 나서 일 가운데 살다가 일 가운데 죽고 다시 일 가운데 나는 것이므로 한때의 목전(目前)의 일만을 치루었다고 해서 그밖의 다른 것까지도 안심할 수는 없는 것이니 매사에 각박한 처사를 말고 여유를 두어서 항상 마음을 준비하고 다음을 처리할 수 있는 힘이 남아 돌아야 불시에 밀려오는 재앙을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고 만일의 경우를 미리 대비해 가는 여진(餘進)이 있게 되는 바 우리도 대인(對人) 접물(接物)의 모든 처사에 있어서 항상 넉넉하게 처사하므로써 필요할 때에는 언제나 쓸 수 있는 여유를 가지자는 것입니다.
셋째, 음덕(陰德)이니, 곧 숨은 덕을 쌓는 것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갈 때에 자력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어서 반드시 자력(自力)과 타력(他力)이 아울러야만 원만한 삶을 누릴 뿐 아니라 오히려 타력의 유무(有無)와 다과(多寡)에 따라서 성패가 결정되기도 하는 것이니 이 타력이 바로 음조(陰助)요 이 음조를 불러오는 길이 곧 음덕(陰德)인 것이며 또는 남을 음해(陰害)하면 내 앞길도 음해로써 막히게 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철칙인 바 우리는 이러한 원리를 철저히 믿고 깨달아서 정신 육신 물질간에 직접 간접으로 늘 음덕을 베풀어 자타간 길이 복조를 불러와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심사(深思), 여유(餘裕), 음덕(陰德)의 세가지 도(道)만 갖추어 행한다면 영생을 살아가는 데나 대소의 모든 일을 추진하는 데에 큰 역풍(逆風)은 없을 것이니 제생의세의 큰 서원을 달성하기 위하여 매진하는 우리 모든 불자들은 이 날을 기념하여 이 세가지 도를 갖추어 행하기로 다짐하고 우리의 목적하는 바 큰 일을 원만히 치루어야 하겠습니다.
-원기 52년 3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