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종사법문집 제2집(大山宗師法門集 第2輯)

제4부 신년법문

종교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세 가지 힘

종교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세 가지 힘

세상은 바야흐로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여야 할 중대한 시운(時運)에 처해 있음을 생각하여 볼 때 우리 종교계의 각성이 새해를 맞이하여 더욱 중하고도 시급함을 느끼는 바입니다.
밖으로 UN이 있어서 하나의 세계 건설에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아직도 그 완전무결한 실현 단계에 도달하기까지에는 까마득한 느낌이 없지 않으며 더우기 이러한 운동에 누구보다도 앞장 서서 일하여야 할 종교계의 새로운 기풍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이 때에 지난 해 시월 중에는 한국 6대 종교인이 자리를 같이하고 격의 없는 의견을 소통(疏通)하였으며 그 후 한국 종교연구협회의 발족을 보기까지에 이르렀으니 참으로 다행할 뿐만 아니라 기대하는 바 자못 큰 바입니다. 이러한 시대의 요청에 응하고 종교의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서는 무엇보다도 전 종교계의 융화(融和)가 앞서야 할 것이며 이러한 종교계의 융화를 위하여 우리 종교인들이 명심하여야 할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종교인들에게는 항상 훈훈한 화기(和氣)가 넘쳐 흘러야 할 것이니 자기의 비위에 거슬리면 닥치는 대로 헐고 뜯으려는 잔인한 살기(殺氣), 횡포한 기운들을 포근히 삭히어 봄 동산에 화기가 감돌 듯 당하는 일마다 대하는 사람마다 항상 인자한 마음으로 맞이하며 가정, 국가, 전 세계에 모든 살기를 깨끗이 씻고 육도사생이 다같이 화기애애한 일가 지친이 되도록 화기에 넘치는 세계를 이룩하여야 할 것입니다.
둘째, 종교인들은 항상 높고 깊으며 넓고 냉철한 슬기로 주위를 밝게 비쳐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니 하찮은 사이와 소소한 일에도 상대를 지어서 툭하면 다투어 승부를 겨루려는 어리석은 혈기를 포근히 가라 앉힘으로써 생생하게 솟아오르는 냉철한 슬기가 본인의 운심처사에 높고 깊고 넓어질 것은 물론 이 현명한 슬기가 가정·국가·전세계에 뻗히어 육도사생의 영겁전로를 밝게 비쳐주는 태양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종교인들은 항상 안으로 침착한 정기(正氣)가 바탕하고 있어야 할 것이니 자기에게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에 철없이 참견하고 다니며 공연한 일에 경솔히 날뛰는 거치른 객기를 포근히 잠재움으로써 마음 밑바닥에 튼튼히 자리 잡힌 정기가 항상 넘쳐 흘러 어떠한 객풍(客風)에 부딪친다 할지라도 여여부동하고 나아가서는 온 세상의 들뜬 모든 기운을 잠 재워서 육도사생의 생맥(生脈)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 종교인들부터 살기(殺氣)를 삭히어 화기(和氣)를 감돌게 하여야 서로 따뜻한 정이 건네고 나아가 전 인류로 하여금 형제 자매의 정이 건네도록 하여 줄 수 있을 것이요, 혈기(血氣)를 가라앉혀 생생한 슬기가 솟아올라야 우선 각 종교 사이라도 서로 한 집안임을 참으로 느끼게 되고 세계 일가를 이룩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며, 객기(客氣)를 잠재워 정기(正氣)가 넘쳐 흘러야 비록 교단은 각각 달리 하고 있을지라도 대의(大義)에는 물과 같이 합하여 한 일터에 한 일하는 같은 일꾼으로서 복지사회를 능히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살기와 혈기와 객기를 제거하지 못한 채 피차간 접촉이 잦으면 잦을수록 불행을 낳게 되는 위험이 깃들게 될 것이며, 반대로 화기와 정기와 슬기가 충만한 사람끼리 대화가 잦으면 잦을수록 복된 결과가 마련 될 것이니 이상 세 가지를 우리 자신부터 새해에는 더욱 명심하여 앞으로 자주 있을 종교인의 대화(對話)의 울을 터 줄 수 있고, 세계의 모든 암흑을 제거하여 줄 수 있어서 명실공히 세계 일가를 이룩하는데 크게 이바지 하여야 하겠습니다.
-원기 51년 元旦-